이마트와 쿠팡의 가격전쟁에 대해
지난 2,3월에는 이마트와 쿠팡의 가격전쟁으로 재미 있는 뉴스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4월말이 되니 잠잠해졌네요. 유통사들의 가격 전쟁은 매년 한두 차례 있는 연례 행사인데요. 이번에는 채널간의 본격적인 격돌이었기 때문에 더 재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 가격전쟁은 어떤 특정 대형마트가 최저가라고 주장하면, 동일 채널 내에 있는 다른 대형마트가 받아 치는 형태로 진행이 됐었습니다. 예를 들어 롯데마트 통큰치킨이 나오면, 이마트 피자가 나오고, GS 햄버거가 나오는 식이었습니다. 최저가를 얘기하면서도 1:1 비교는 되지 않도록 조금씩 피해 갔었습니다. 1:1 비교 되는 상품을 내놓아 봤자 서로 피해가 크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겠죠.
최근 2,3년 사이 가격전쟁에 새로운 온라인 강자들이 등장하였습니다. 오프라인 채널의 대형마트들이 싸우고 있으면, 온라인 채널의 강자들이 끼어들어 판을 키우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온라인 채널의 강자들이 곁다리로 끼기는 해도, 올해처럼 오프라인 채널의 이마트와 온라인 채널의 쿠팡이 가격전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채널 간 격돌을 하니 완전 막장입니다. 동일 상품을 내걸고 내가 더 싸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마이너스 마진 생각하고 장사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쿠팡의 2015년 매출적자는 5,500억 규모라고 기사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적자가 그렇게 크면 ‘곧 망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쿠팡은 이것도 전략이라고 합니다. 아마존을 롤모델로 삼고 있으며, 규모의 경제가 될 때까지 적자를 보더라도 이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합니다. 2015년 영업이익만 가지고 볼 때 이마트는 5천억 원을 남겼고, 쿠팡은 마이너스 5천억원 빚졌습니다. 대조적인 숫자입니다. 쿠팡이 장사는 잘 못했어도, 한 명의 소비자로서 ‘쿠팡은 나에게 이익을 주었군…’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게 쿠팡의 전략인가 봅니다. 다른 온라인 및 오프라인 유통사가 정리 될 때까지 손해 보는 장사를 당분간 하겠다고 합니다.
2015년 이마트 vs. 쿠팡 매출 비교
이마트 쿠팡
2015년 매출 13조 원 0.1조 원
2015년 영업이익 5천억 원 -5천억 원
그리고, 물류센터와 배송인력을 2017년까지 각각 21개와 2만5,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인프라규모 면에서는 압도적입니다. 예를 들어 한번 계산해 보겠습니다.
예. 쿠팡맨 1명이 하루 평균 70개의 택배를 배달하고, 개당 평균 1만원이라고 가정 하면…
2017년 예상 쿠팡 매출 5조 4천 6백억 원= 쿠팡맨 25,000명 X 하루 평균 배송 수 70개 X 312일(일요일배송제외) X 상품가격 1만원.
이마트의 경우 현재 2개의 이마트몰 전문 물류센터를 가지고 있으며, 언론 자료에 따르면 하루 배송규모는 수도권에서 2만5천개입니다. 이미 배송역량에 있어서도 쿠팡은 온라인의 이마트입니다. 넘사벽이라는 얘기 입니다. 그런데, 이마트의 사장님은 쿠팡과 가격전쟁이라니요. 쿠팡은 아마존이 가는 길을 가겠다고 했으니, 그냥 가게 놔둬야 합니다. 그리고 이마트의 원래 사업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내 상대가 아닌데, 싸우면서 낭비할 체력은 없습니다. 쿠팡과 이마트의 갈 길은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는 아마존의 사례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 혹자는 규모의 경제를 얘기 하면서, 쿠팡이 하는 전략은 한국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존은 미국과 같이 규모가 큰 시장에서나 가능한 전략이고, 한국과 같이 한정 된 시장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맞은 얘기 일 수도 있으나, 아마도 틀린 얘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 몇 가지 이유를 또 나열해 봅니다.
현재 2015년 국내 온라인 소매시장 규모는 52조(한국 온라인쇼핑 협회)로 보고 있습니다. 출처에 따라 2015년 규모를 70조로 추정하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수적으로 52조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아마존은 미국 온라인 소매 매출의 35%를 차지 하고 있습니다. 52조의 35%는 15.6조입니다. 이쯤 되면 온오프라인 통틀어 국내 최대 단일 유통사가 됩니다. 규모의 경제가 확보 될수록 구매력이 커져 이익은 늘어 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규모의 경제가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의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여기까지는 유통사로서의 쿠팡이었습니다.
또한, 쿠팡을 전국민이 사용 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렇다면, 이미 단순 인터넷 쇼핑몰이 아닙니다. 그때부터는 인터넷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규모의 경제가 확보 되었을 때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이마트와 쿠팡의 가장 큰 차이점 입니다. 쿠팡이 향후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 할 수 있다면 다음과 같은 기사를 조만간 보게 될 것 입니다.
- 상품광고 분야 국내 1위
- 음원 판매 국내 1위
- 쿠팡이 만든 인터넷 스트리밍 TV 국내 1위
- 5만원짜리 쿠팡 태블릿 판매 국내 1위
- 쿠팡 웹서비스 국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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